원후취월(猿猴取月, えんこうそくげつ), 이라는 말이 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소원을 이루려고 하면, 파멸하고 마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말을 알게 된 것은 최근
이지치 선배에게 빌린 만화에, 그런 말이 있었다.
그 말이, 계속 머리에 새겨져 남아 있다.
어째서라고 생각해?
히토리쨩
.
.
"앗........ 엣?"
눈 앞에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말할 것만 같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띄우고 있는 히토리쨩
... 싫다, 뭔가 말로 나와 버린 걸까.
"미안해. 나, 뭔가 말했을까?"
"엣 앗 어...어째서라고 생각하냐... 라고...."
거기서부턴가.
중요한 부분은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행이다.
"아무것도 아니야. 미안해?"
"아무것도 아닌데 봇치의 이름 부른거야?"
"히얏"
나란 사람이, 어느 샌가 뒤에서 있는 료 선배의 기척을 알아채지 못했다니, 무심코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쓸데 없는 거 말하는 거 아냐! 이런 일도 있는 거지!"
그 뒤로 끼어든 이지치 선배가, 료 선배에게서 나를 끌어 당겼다.
장보기에서 돌아온 것 같다.
"... 아무것도 아닌데 이름 부른다던가, 그런 거 가사에 있었지"
"있네 있어. 곡 이외에도 자주 듣고 말이지"
"청춘 컴플렉스 ....... 가가, 가........."
"아ㅡ라아라, 이번엔 선만 있는 만화 같이 되버렸네 봇치쨩"
"봇치의 변형, 질리지 않아"
히토리쨩에게 선만 그려진 만화로 이야기를 몰아가는 이지치 선배와 료 선배를 방관하면서, 나는 혼자, 료 선배의 말을 반추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데 이름 부른다던가, 그런 거 가사에 있었지'
.... 대체로, 러브송이잖아, 그거.
심야
이불 속에 들어온 뒤로 꽤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잠이 오지 않아.
고열에 시달리듯이, 머리가 계속 뜨겁다.
여러가지 감정이나 슬픈 감정이 섞여 들어와서, 머릿 속을 점거한다.
가끔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 만큼은 이상하다.
이 모든 감정의 바탕에 전부, 히토리쨩이 있다.
"마치 사랑하고 있는 것 같잖아, 이런 거"
... 히토리쨩, 또 메이저 데뷔 스카웃트가 왔다는 것 같다.
이걸로 5번
3학년이 되고 나서는, 더욱 늘어난 것 같다.
히토리쨩은 전부 '결속 밴드가 있으니까' 라고 거절한다지만.
... 만약. 혹시 모를 만약이야? 만약의 이야기
별로, 료 선배나 이지치 선배한테는 이런 거 없었고.
히토리쨩이랑 나, 두 사람이서, 밴드를 했다면 말야.
10번. 아니 100번?
히토리쨩에 대한 일인 걸. 이 정도 제의는 분명 올거야.
그 정도의 제의가 들어와서, 당신이 메이저 데뷔할 때, 잃게 되는 게 나 뿐이라면
당신은, 나에 대한 것, 버릴 거야?
".....나, 정말"
의심암귀가 되어버려.
결속밴드가, 나랑 히토리쨩을 이어주고 있으니까.
애초에, 그 전제는 있지도 않은데.
곧바로 옆에 있는 스마트폰을 집어서, 이소스타를 연다.
이 가슴의 텅 빈 구멍을, 모두로부터의 코멘트로 채우려고 생각해서.
언젠가 히토리쨩이 말했던, 승인욕구 몬스터라는 거, 이런 걸 말했던 것일까.
계속, 계속해서 영상을 넘기는 소리가, 방에 울린다.
"....... 목, 말라"
언제부턴가 이소스타도 보는 거 질렸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모두가 자서 조용한, 차가운 정적에 감싸인 채 거실로 걸어가서, 선반에서 꺼낸 컵에, 페트병에 담긴 보리차를 따른다.
"............."
사진 앱을 연다.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점장에게 받았던 영상을 재생한다.
어느 날인가의, 연주
...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거 기분 나쁘다고 느끼는 현상, 자주 들어봤지만
나는 별로, 그런 거 없었단 말이지.
잘한다 못 한다는 별개지만.
아, 여기의 료 선배 멋있어.
" ......... 거짓말이지"
다 봤다.
그보다도 3, 4번은 봤다.
기억에, 히토리쨩의 얼굴 밖에 남는 게 없다.
2번째부터는, 히토리쨩 밖에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나.
항상 옆면의 얼굴만 보고 있고, 정면으로 보는 당신의 얼굴은 귀중하다는 건 알지만...
옆으로 넘기면, 점장에게 개 흉내 같은 걸 하고 있는 봇치쨩의 사진이 나온다.
.... 귀여워
평소대로의, 히토리쨩
역시 치사해, 히토리쨩은
이런 거 보여주면, 지금의 나로선, 당신의 옆에 서고 싶다고 생각해버리잖아
.... 아아
원후취월, 이런 거였구나
내가 닿을 거라고 생각한 히토리쨩은, 수면에 비춰지는 모습으로.
진정한 당신은, 분명 저 하늘 높이 있는 거겠지.
" ............. 닿지 않아, 그러면"
당신을 지탱하겠다고, 호언해놓고는.
이런 약한 소리 해버리면 말야.
... 당신이 안다면, 실망할까?
애초에 기대해주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 싫다
그런 거, 싫어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를 기대해주지 않는 것도, 괴로워
있지, 히토리쨩
당신에게는, 지금의 내 기분을 들어줬으면 해
그 후에, 된다면. 그래, 해준다면 그걸로 됐으니까
전부, 부정해줘
.
.
"앗, 네"
"힛?!?!"
갑자기 스마트폰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라서, 반사적으로 나온 목소리를 누르려고 한 나머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버렸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로인 통화 중인 모습이.
통화하는 상대는, 히토리쨩
... 거짓말이지, 무의식?
이미 또다른 내가 있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오늘은 붕뜬 행동들이 너무 많다.
"..... 히토리쨩"
"ㄴ, 네"
"......어디까지 들었어?"
"...? 에, 엣또, 당신에게는 지금의 내 기분을 들어줬으면 해, 라는 부분부터....... 네요"
"......... 그래"
한숨소리조차 나오지 않아.
게다가, 지금 새벽 2시야.
매너가 너무 없잖아, 나
민폐가 분명해.
"......긋, 그래서, 무슨 일 있었나요?"
......... 하지만
"... 히토리쨩. 영상 통화 해주지 않을래?"
"엣, 엣"
"부탁이니까"
"앗.... 네....."
조금 물건 소리가 나서, 스마트폰 화면에 히토리쨩의 얼굴이 보인다.
곤란함이 섞인 얼굴은, 졸린 것도 있어서, 평소보다 더 가라앉은 느낌
... 멋있어, 히토리쨩
이 표정의 완급, 내가 할머니였다면 부정맥으로 죽었을지도.
방이 환한 것은, 분명 내가 보기 쉽도록, 전기를 켜주었기 때문이겠지.
상냥해.
"..... 있잖아, 히토리쨩"
나 말야
당신을 좋아해
그러니까
"히토리쨩"
... 닿을 수 없는 소원, 이어도 좋으니까
자만하고 있다고 해도, 좋으니까
"나하고"
수면에 비친 달을 쫓는, 원숭이처럼
당신을 쫓는, 약한 나를
도와주시겠어요.
같이, 내려와주지 않을래요.
... 부탁이니까
"사귀어 주시지 않을래요?"
─────── 나를 건져서 올려줘, 히토리쨩
ED : HACHI - 夏灯篭
HACHI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가사 해석도 올려볼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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