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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4

[료니지] 심야의 도둑 고양이 BGM : 백예린 - 지켜줄게 적막한 밤을 깨뜨리는 여자가 있다. 심야 3시.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가로등이 간신히 밤길을 비추고, 모든 것이 잠들어 조용한 곳. 내 앞을 스킵하며 가볍게 뛰어오르는 여자. 불빛에 비치는 금빛 긴 머리가, 3엔짜리 나일론 주머니를 휘젓고 있다. "안에 든 거 떨어뜨리지마" 내가 그렇게 말을 걸면, 네에~하고 길게 늘어뜨리는 대답이 돌아왔다. 평소엔 좀 더 어른스러운 척을 하고 있어서, 어리광부린다 기보다 어리광을 받아주는 편이 많은 그녀도, 심야라고 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게 가능하다는 것 같다. 뭐어 내가 보고 있긴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어서 이제는 신경 쓸 것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거겠지. 밖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묶여 있는 사이.. 2023. 5. 1.
[보키타] 히토리쨩을 좋아하는 것과 히토리쨩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키타 이쿠요의 이야기 나, 키타 이쿠요는 지금, 엄청 걱정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나의 친구인 고토 히토리가 무척이나 속이기 쉽다는 것. 일의 발단은 이전, 나하고 히토리쨩이 둘이서 장보기 데이트로 나갔을 때의 일. 장보기가 끝나고, 돌아가기 위해 역으로 향하던 도중, 우리가 가는 방향의 큰 길에 사람들이 늘어서 우리들은 인파를 피하듯이 한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그곳은 연인들이 사용할 법한 호텔이 우후죽순 서 있는 길이었다. "있잖아, 히토리쨩. 좀 피곤하기도 하고, 들렸다 가볼까?" 나는 다른 속셈 전혀 없이, 정말 변덕스러운, 농담 칠 생각으로 히토리쨩에게 그렇게 물었다. "아, 하... 에? 하, 하지만, 저기는, 여, 여자 아이들끼리는 가지 않는 게....." 너무나 귀여운 얼굴로 새빨갛게 되어서 당황하는 .. 2023. 4. 21.
[보키타] 눈부신 너를 향해서 앞으로 일 보 착각, 이라고 생각한다. 오해, 라고도 말할 수 있고 뭣하면 잘난체, 자만, 우쭐해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외톨이 인생이었던 이 내가, 동년배의 여자아이들과 밴드를 짜서 같이 외출하거나 숙박까지 하고. 그런 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나에게서 냉정한 판단력을 빼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분명. "히토리쨩, 여기 말인데..." "앗 네" 계단 밑의 한쪽 구석은, 맑은 날 점심 시간에도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왠지 항상 공기가 서늘하다. 그다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고 항상 조용해서, 이 학교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그야 누구도 오지 않는다면, 혼자서 있더라도 누구에게 어떻다고 생각되어지는 것도 없고 말을 걸어오는 일도 없다. 물론, 떠들썩한 교실의 한복판에 있더라도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 2023. 4. 17.
[료니지] 뭔가 숫자가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는데 약간의 부드러운 의미 전달 차원의 의역이 있습니당 오늘의 BGM : 네이비쿼카 - 말해줘 0...0.....0........ 아, 아냐, 이상한 의미가 아니니까?!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보이는 거야. 나를 지나쳐 오가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빛나는 숫자가. 어떤 판타지 세계에 흘러 들어가 버린건지 여튼 모르겠지만, 하지만 현실적으로 숫자가 보인다. 무슨 숫자인지 전혀 몰랐을 때는, 어쩐지 기분 나빠서 무서워했던 것을 떠올린다. 자주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까지 타인은 자신에게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데, 그걸 숫자로 보여주면 보다 실감하게 된다. 역으로 지금은 무수한 0에 조금은 안심조차 하게 되는 것이다. 왜냐고…? 예를 들면 지금 내 눈에 앞에 있는 나를 쫓아온 14의 남자. 여자.. 2023.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