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마도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쓰러진 걸 거에요. 그 밖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만, 한동안은 안정을 취해주세요"
의사가 그렇게 말하고, 진찰이 끝났다.
진찰실에서 나가면, 료들이 거기에 앉아 있었다.
... 료, 꽤나 불안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네. 그렇게나 걱정했구나.
"니지카!"
"니지카쨩!"
"이지치 선배!"
세명이 동시에 일어서서 내 이름을 부른다. 그걸 보고서, 무심코 뺨이 풀어진다.
"네네, 저에요? 정말ㅡ 모두들 너무 걱정하는 거 아냐?"
"누구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읏, 키타쨩, 그건"
"이쿠요가 말한대로. 걱정 안 할리가 없잖아... 니지카는 바봇"
갑자기 료에게 안겨졌다.
힘이 너무 들어가서, 좀 숨쉬기가 괴롭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은 안심되고, 료가 조금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위로하듯이, 한 손을 료의 등 뒤에 얹고서 천천히 쓰다듬는다. 기절한 건 이쪽인데.
"....... 응. 미안해, 걱정끼쳐서. 봇치쨩, 키타쨩도. 하지만 나 이제 괜찮으니까!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고"
"앗,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고마워, 봇치쨩. 뭐어 일단은 여기서 나갈까! 모두들 이미 지쳤을테고. 그치, 료?"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녀는 살짝 끄덕였다.
하지만, 아직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오늘은 어리광쟁이네에.... 집으로 돌아가면 잔뜩 안아줄테니까, 지금은..... 앗"
나도 모르게 료하고 둘만 일 때의 말투를 써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아아, 부끄러워. 얼굴에 홍조가 떠오른다. 뺨이 불에 댄 듯이 뜨겁고, 빨개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돼?"
"..... 벼, 별로, 괜찮지만"
"니지카, 좋아....."
"..... 큭"
료가 우선이니까. 뒤에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두 사람은 무시하는 거다, 이지치 니지카!
.
.
그 뒤로 몇 주가 지났다. 결속밴드의 연습도 평소대로 돌아오고, 다음 라이브도 확정되고, 봇치쨩도 신곡의 가사를 쓰고 있는 요즘.
그 때였다.
"ㅡ 지카? 니지카, 듣고 있어?"
나는 료하고 둘이서 카페에서, 라이브의 순서에 대해서 상담하고 있었다.
아니, 그러고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어느샌가, .... 아레?
"아, 응, 듣고 있어. 료의 베이스 솔로말이지?"
아레? 우리들 무슨 얘길 하고 있었지?
"니지카, 그건......"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피곤하면 말해도 괜찮으니까"
"제대로 듣고 있었는데.... 이상하네 료는"
"........."
료는 곤란한 얼굴을 하고서 나를 보고 있다. 평소라면 여기서 부끄러워할 타이밍인데, 혹시 싫었나?
"니지카..... 베이스 솔로의, 그 뒤의 이야기, 듣고 있었어?"
"에?"
역시 뭔가, 이상해.
확실히, 료는 인트로에 베이스 솔로를 넣자고 말해었다. 그리고..... 그리고...... 뭐였지? 기억 안 나.
아까까지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없었던 걸지도 몰라. 마치 잠이 들었던 것 같아.
가슴에 안 좋은 예감이 퍼져나가고, 나는 웃는 얼굴을 만들며 무마시킨다.
"아ㅡ 미안해ㅡ 역시 멍ㅡ했던 걸지도. 아하하..... 그래서, 무슨 얘기였어?"
"베이스 솔로말고, 니지카의 드럼 솔로로 바꾸는 편이 좋다고 말했었어. 역시, 안 듣고 있었네. 있지, 니지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니지?"
"그런 거 없다니까. 제대로 자고 있고, 몸에도 신경 쓰고 있고, 나는 건강해? 지금은 조금 졸릴지도 모르겠지만"
말로 꺼내자, 실제로 자신이 엄청 피곤한 상태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까까지는 완전 괜찮았는데, 눈을 감으면 금방 잠들 것 같다. 어째서지.
".....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같이 돌아가자"
"응..... 고마워..... 후아~"
"꽤나 졸린 것 같아....."
내 팔을 어깨에 두르고, 나를 부축하며 료가 일어선다.
평소에는 그렇지만, 곤란해 할 때는 항상 도와준다.
믿음직스럽고, 멋있고, 정말로 나의 왕자님 같아,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료의 그런 부분, 나는 좋아한다.
"니지카, 걸을 수 있겠어?"
"응, 괜찮아"
"그렇게 멀지 않으니까 집까지 힘내자"
아파트에 도착하면, 료는 바로 나를 침대로 옮겨준다.
솔직히 밖에서 걷고 있던 동안 금방 기분이 좋아졌지만, 얌전히 누웠다. 료는 옆에 앉아서, 나의 손을 상냥하게 잡는다.
왠지, 이쪽으로 엄청 시선을 보내고 있어.
아주 살짝 부끄럽지만, 료가 나만 보고 있다는 느낌에, 기쁘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햇빛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쏟아지고 있다. 그 따뜻한 햇볕을 쬐고 있으면, 점점 졸음이 몰려온다.
하품을 하자, 료는 쿡쿡 웃으며, 한 손으로 내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한다.
피곤함과 편안함에 지고만 나는 저항도 할 수 없었다.
뭐어, 가끔은 이런 것도 좋지, 않을까. 이대로 잠들어도....
이런 행복한 시간,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좋을텐데.
다음날, 밴드 연습이 있어서, 우리들 네명이 모여서 스튜디오에서 곡을 맞춰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반복하고 있다.
봇치쨩하고 키타쨩이 화해하고 나서, 전보다 일치하게 되어서 두 사람의 연주가 마치 한 사람의 연주처럼 들리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부터 머리가 아파서,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드럼 비트가 어떻게 해도 베이스하고 묘하게 맞물리지 않는다.
"네, 스톱. 니지카, 오늘은 은근 실수가 많잖아. 컨디션 안 좋아?"
답답해.
곧 있으면 라이브인데 나 때문에 연습이 잘 진행되질 않아.
어쩌지.
무서워.
실패하면, 나는, 결속밴드가──
당황하면서, 머릿속 어딘가에서 어렴풋이 위화감을 느낀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패닉에 빠진 걸까.
라이브에 실패하는 것 따위 몇 번이고 있었고, 아무것도 무섭지 않을 터이다. 그런데도, 심장이 쿵쾅쿵쾅 시끄럽게 뛰고 있어.
무서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모르겠어, 이유를 모르겠어.
갑자기 토할 것 같은 기분과 함께 위에서부터 올라와, 식도가 저릿저릿하다. 위산의 맛이 입 안에 퍼지고, 강해진다.
"우읍"
누르려고 손을 입주변으로 옮긴다.
하지만, 가슴 속의 기분 나쁨이 견디지 못하고, 그저 불쾌감이 몸에 스며들고, 점점 퍼져 나가서, 흘러 넘친다.
"읍 붸 에......"
머리가, 아파.
희미하게 누군가의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들지만,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올려다 보면, 료가 눈 앞에 있다. 작
초조한 모습으로 입이 움직이며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미, 미안, 료... 오늘은, 무리일지도"
조금 쓴 웃음을 지으며, 나는 그렇게 말했다.
무언가 큰 충격을 받은 듯이, 료는 움찔 굳고, 질려했다. 그리고, 어째선지 울 것처럼 되어서, 더 당황스러워진다.
뒤에서, 봇치쨩하고 키타쨩이 새파랗게 되었다.
..... 뭐야, 그 반응은.
위험해, 뭔가 눈이 깜빡깜빡거려. 설마 또 실신해버리는 거야?
싫어.
모두에게 민폐 끼치면 안 돼.
나는 ──
밴드의 리더니까 ──
하...
아, 그리고 12화는 글이 너무 길어서 하나를 전편과 후편으로 나눠서 올려요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383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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