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ぼっち・ざ・ろっく!/봇치더락 ss

[보키타] 눈부신 너를 향해서 앞으로 일 보

by 논비리이쿠요 2023. 4. 17.

착각, 이라고 생각한다.

오해, 라고도 말할 수 있고 뭣하면 잘난체, 자만, 우쭐해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외톨이 인생이었던 이 내가, 동년배의 여자아이들과 밴드를 짜서 같이 외출하거나 숙박까지 하고. 

그런 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나에게서 냉정한 판단력을 빼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분명.

 

"히토리쨩, 여기 말인데..."

"앗 네"

 

계단 밑의 한쪽 구석은, 맑은 날 점심 시간에도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왠지 항상 공기가 서늘하다. 

그다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고 항상 조용해서, 이 학교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그야 누구도 오지 않는다면, 혼자서 있더라도 누구에게 어떻다고 생각되어지는 것도 없고 말을 걸어오는 일도 없다. 

물론, 떠들썩한 교실의 한복판에 있더라도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 일은 없지만.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서 둘이 있는 일도 잦아졌다. 같은 밴드 멤버인 키타쨩하고. 

키타쨩이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 조명도 없는 이 장소가 평소보다 몇 배는 밝아진 것 같다.

 

“엣또, 여기는 좀 더 템포를 의식한다고 할까…”

“응응, 그렇구나…”

 

더・인싸인 키타쨩은, 교실에서는 항상 활기차다. 

쉬는 시간마다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이 모여든다. 몸짓 손짓 섞어가면서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고, 자주 웃는다. 

회화의 템포가 빨라서, 뒤에서 듣고 있을 뿐인데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이야기의 흐름이 변해간다. 

응응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주위의 이야기를 즐겁게 만드는 재미있는 반응이 뽕뽕하고 튀어나온다. 웃다가 잔잔히 미소짓다가 놀라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책상에 엎드려 자는 척을 하면서, 가끔씩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몇 번을 보더라도 질리지 않는다. 그냥 대단하다~ 나하고 다르구나,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키타쨩은 조용하다.

중간 중간 기타에 관한 질문을 해오고, 내가 서두르거나 말을 더듬으면서 어떻게든 대답을 쥐어짜 내놓으려고 할 때에도 그저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

가끔씩 잡담이라고 할까, 내일 테스트가 어떻다든가 요전 체육 수업이 어떻다든가, 지금 할 필요도 없는 대화가 끼어들 때도 있지만 길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두 사람 사이는 기타를 울리는 소리만이 울릴 뿐.

수다를 떨지 않는 것은, 분명 그만큼 진지하다는 뜻이겠지. 

뭐어 키타쨩이 대화를 하고 싶어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대답도 돌려주지 못할 테고 대화거리도 없는 나로는 말이지~, 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기타 연습 시간이고, 키타쨩도 재미없는 대화보다 충실하게 말 없이 연습하는 쪽을 분명 더 좋아할 터, 라고 모종의 반전으로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볼까 하려던 것은 포기했다. 상냥한 키타쨩도 기타를 잘 치게 된다는 장점보다 시시한 나하고 둘이서 있는 고통이라는 단점이 더 커지게 된다면 여기에 오지 않을 게 분명하다.

그렇다는 것은 아직은 아슬아슬하게 허용 범위라는 거겠지.

 

“… 리쨩, 히토리쨩”

“… 엣, 앗, 죄, 죄송해요”

 

언젠가 올지도 모를, 키타쨩이 단념하고 여기를 떠나버리게 될 날을 혼자서 망상하고 슬퍼하고 있을 동안에, 키타쨩의 목소리가 귀에 닿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알아챘을 때에는 키타쨩의 얼굴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걱정하던 그녀가 자세히 들여다 보듯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상황을 이해했든 안 했든 일단 사과하고 보자.

 

“괜찮아?”

“ㄴ, 네 괜찮아요죄송합니…”

 

가깝다.

퍼스널 스페이스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약 1미터라고 하는 것 같다. 

나같은 아싸에겐 그 3배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나와 키타쨩의 거리는 30cm 정도만 벌어져 있다.

솔직히 더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공간조차 직시할 수 없기에 잘 모르겠다.

일단 눈을 피한 채로 사과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어. 스스로도 무엇을 사과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지ㅡ 

눈을 피하고 있어도, 키타쨩의 시선의 끝이 내 얼굴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듣지 않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로 끝나지 않는 건가.

어째서 아직도 이렇게 보고 있는 거지? 설마 코피가 나온다든가 이상한 털이 삐져나왔다든가, 앞머리가 너무 이상하다든가 이마가 너무 크다든가. 무언가 말을 해주면, 차라리 웃던가 놀려주면 좋을텐데 키타쨩은 입을 다문 채로 있을 뿐. 

애초에 키타쨩이 다른 사람의 미용을 주제로 웃는다던가 할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시간은 대체 뭘까. 엄청 괴롭다.

 

“역시, 속눈썹 기네…”

“… 헤?”

“피부도 새하얗고. 부러워”

 

들려진 말이 너무나 예상 외라서 그만 시선이 마주치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가까이에서 쏟아지는 인싸 오라에 눈이 탈 것 같았다. 

이렇게나 귀엽고 반짝반짝거리는 여자아이가, 고작 털의 길이나 창백하기만 한 피부를 부러워하고 있다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니면 이것은 키타쨩의 립서비스라고 할까 여자아이 사이에서 주고받는 겉치레 같은 것일까.

그렇다면 여기선 똑같이 되돌려 주는 것이 매너일 터. 만화에서 나왔던 어떤 장면을 떠올린다. 

여자는 확실히 이렇게 서로를 칭찬했던 것 같은

 

“키, 키타쨩이야 말로 피부 깨끗해요… 우헤헤”

“엣”

 

확실히 읽은 것이다. 여자아이가 친구의 뺨에 손을 대고서, 그 매끈매끈한 모습을 칭찬하면서 부러워하는 장면을.

하지만 그것은 양손으로 이렇게 꽉 잡는 것이 아니라, 살짝 손가락 끝이 닿는 정도이었을지도 모른다.

서로의 얼굴이 이렇게나 가깝지도 않고, 단 둘이서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듣는 쪽이 이렇게나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었던 듯한….

 

키타쨩의 뺨은 매끈하고 부드러워서,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운 채였기에 눈을 피하려 해도 키타쨩의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이나 좀 더 부드러워 보이는 입술에 시선이 가고 마는 것이다. 키타쨩에게서 항상 왠지 모르게 풍겨오는 좋은 향기가, 오늘은 다이렉트로 뇌에 도달해 사고력을 빼앗아 간다.

멍ㅡ해진 이 머리로도, 지금 당장 거리를 두는 것이 최적의 해답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키타쨩의 뺨에 닿고 있는 내 손 위로 키타쨩이 손이 살짝 겹쳐와서, 더 이상 1미리도 움질일 수가 없다.

심장은 드럼 소리처럼 훨씬 크게 둥둥 소리내고 분명 호흡도 라이브 직후처럼 하아ㅡ하아ㅡ하고 흐트러져 있다. 

아까의 나라도  듣는다면 기분 나빠질 대사와, 지금의 나의 기분 나쁜 동요를 계속 보고 있었으면서, 그런데도 어째서 키타쨩은 도망쳐 주지 않는 걸까.

 

“… 있잖아”

“앗, ㄴ, 네”

“얼마 전에 말야, 분발해서 조금 비싼 스킨을 샀었거든. 밤에 자기 전에 바르면 피부가 쫀득쫀득하게 되는 거야”

“하, 그, 엣”

“알겠어? 좀 더 만져 봐바”

 

그 비싼 스킨에 대한 거라면 알고 있었다. 오늘 아침 키타쨩이 반친구들이랑 같은 얘길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화제는,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 이렇게 서로 닿은 채로, 속삭이는 목소리톤으로, 비밀이야기를 하듯이 주고 받을 만한 내용은 분명 아니었다.

키타쨩의 속삭이는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두 사람의 코 끝은 이미 닿을 듯이 가까워서.

내 손이 닿고 있는 키타쨩의 뺨이 무척이나 뜨꺼워서.

분명 내 얼굴도 삶은 문어일 것이다.

 

“그치? 쫀득쫀득하지?”

“네, 네에”

“좀 더.. 좀 더 나한테 닿고 싶다고, 생각해?”

 

이런 키타쨩은 모른다.

이런 나도 모른다.

다시 한 번 제대로 정면에서부터 시선이 마주치고, 그걸로 이미 한계였다.

머리가 펑ㅡ하고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다리가 후들후들 서 있을 수 없게 되어서.

형태를 잃고서 연체동물이 된 내 옆에 쭈그리고 앉아, 아ㅡ아 하고 키타쨩이 웃는다.

‘조금 초조했을지도….’ 하고 중얼거리는 그 목소리는 무척이나 아쉬워하는 듯이 들렸지만, 그것은 내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착각, 이라고 생각해.

키타쨩이, 이렇게나 귀엽고 인싸에 인기가 있고 상냥하고 누구라도 좋아하는 키타쨩이 혹시 어쩌면 나랑 같은 마음일지도 모른다니.

내가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닿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마음을, 키타쨩도 나에 대해서 갖고 있을지도 라니.

망상도 적당히 하는 편이 좋겠어.

 

 

하지만 만에 하나 착각이 아니라면. 망상이 아니라면.

지금도 교실에서 친구들에게 둘러쌓여서 웃는 키타쨩의 옆얼굴을 몰래 훔쳐보면서, 그만 생각하게 되고 만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다시 그런 식으로 달콤하게 속삭인다면.

앞으로 한 발짝 내딛어서 두 사람의 거리가 제로가 될 정도로 가깝다면. 

그 때에는, 그 때에야 말로 나는,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얼굴이 빨개지거나 파랗게 되거나 하얗게 되거나.

갑자기 키타쨩이 이쪽을 향해서, 혼자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보고 기쁜 듯이 쿡쿡하고 웃었다.

다시 나의 착각이, 한 층 더 가속되어버리는 소리가 났다. 

 

 


 

 

키타쨩 이미지 쇄신 겸 이전의 SS 장르로 돌아와 볼까? 하고 가져온 작품입니당

서로 좋아하는데, 눈치 없는 히토리가 조금 답답하지만...

이런 풋풋함 대환영입니다 ㅋ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090388#1 

 

#ぼっち・ざ・ろっく! #後藤ひとり 眩しい君にあと一歩 - dait1210の小説 - pixiv

勘違い、だと思う。 誤解、とも言えるし何なら思い上がり、うぬぼれ、調子に乗っているとも言える。 生まれてこのかたずっとぼっち人生だったこの私が、同年代の女の子達とバンドを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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