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여기서 기타 쳐줄 수 없을까?"
.
.
고교 생활 마지막 날
...... 의 전날
졸업식의 최종 리허설도 끝나고, 완전히 해가 져서 어둠에 가라앉기 시작한 교실에, 단 둘이.
굳게 마음 먹고, 같은 밴드의 리드 기타면서, 내가 동경하는 기타 선생이기도 한,
히토리쨩에게, 지금껏 숨겨왔던 소원을 부딪쳐 본다.
갑작스런 제안에, 부탁 받은 당사자는 "아아, 엣또, 아아아....." 하고,
평소와 같이 말을 끝맺지 못 한다.
"학교에서 히토리쨩이 연주하는 기타 듣는 거, 보통 빈 교실이나 계단 밑이거나 쓰레기 박스 옆이었잖아?"
"그렇네요"
"그러니까, 영상에 남기고 싶어져서"
".......엣"
허둥대기 시작한 히토리쨩을 곁눈으로 살짝 본다.
가방에서 미니 앰프를 꺼내고 일렉 기타에 연결한다.
결국 3년 간 말 놓아주지 않았네, 같은 상처 받은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히토리쨩의 매력이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사귐, 이라는 거겠지.
"찌, 찍기 위해서라면, 별로, 평소 사용하던 장소라도...."
"그러면, 안 돼"
내 제안은, 히토리쨩의 시점이라면, 확실히 갑작스럽게 생각되어질 수 있겠지.
어째서 일부러, 평소의 학교 생활을 보내는 공간에서
ㅡ 히토리쨩이 말하는 대로라면,
다른 사람들이 들을지도 모르는 곳에서,
혹은 인싸들의 공간이다 싶은 교실에서,
연주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그런거, 정해져 있잖아.
"마지막이니까.
나는 대학에 진학하지만, 히토리쨩은 대학에 가지 않고 음악 중심의 생활을 보낼 거잖아?
그러니까, 보통의 학교 같은... 청춘 같은 것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이렇게 석양도 예쁘게 지는 교실에서 연주하는 거,
반짝반짝거리는 청춘 같은 것 두 번 다시 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교실에서 하고 싶어
보고 싶어
듣고 싶어
형태로 남기고 싶어
나랑 히토리쨩이 만난 학교를
평행선 같은 양과 음이 섞여서 함께 시간을 보낸 장소
한 가득 땀과 피와 소리가, 섞여 녹아든 공간
언젠가 기억이 옅어져서, 연습에 몰두했던 나날의 장소의 냄새가 기억나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길이 달라져서, 서로의 목소리마저 알 수 없게 되더라도.
지나온 청춘의 나날을,
얼마나 시간이 흐르더라도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증거를 원했다.
"그, 그러면, 오늘이 아니더라도....."
"오늘 밖에 없어. 졸업식은 점심 즈음이면 끝나지만, 그 뒤도 바쁜거야?
선배들도 마지막 찬스라고 엄청 얘기해줬고,
학교를 나오면 반친구들 모두랑 송별 파티가 있거나 한 걸.
이런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없어"
"엣 앗 그, 그렇군요... 헤, 헤, 헤ㅡ헤 헤헤헤헤....."
앗 헤헤헤가 많아! 히토리쨩의 청춘 컴플렉스가.....!
.... 랄까, 히토리쨩 반 송별회에 가지 않는 건가? .... 아무도 같이 가자고 해주지 않았나..
올해는 반이 달랐으니까, 도와줄 수 없었다.
미안해, 히토리쨩
"그런고로. 오늘을 놓치면, 더 이상 우리들이 교실에 둘이서만 남을 수 있는 타이밍 같은 거 없어"
"과, 과연 그렇군요...."
응, 말로 잘 구슬렸어. 히토리쨩이 넘어왔을 때,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으면.
나의 필사의 소원에, 히토리쨩은 ".... 알겠어요" 하고 들어준다.
천천히 가방을 어깨에서 내리고, 자신의 기타를 앰프에 연결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나는 비디오 카메라를 기동시킨다.
뒤에 놓는 것은 핸디캠으로, 역시 촬영하는 건 그만둬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도 괜찮도록 처리해둔다.
"그러면, 자"
"주, 준비 됐어요...."
쟈ㅡㅇ하고 기타를 울리며 자기 주장을 하는 히토리쨩
튜닝도 이미 끝낸 것 같다.
"저기, 히토리쨩"
"뭐, 뭔가요...?"
"모처럼 학교에서 하는 마지막 연주고, 교복 입어보지 않을래?"
"에. 에엣엣ㅅㅅㅅㅅㅡ"
정말로 놀라게 해버린 모양인지, 히토리쨩이 청춘 컴플렉스(곡명) 같은 배경음악을 입으로 내기 시작한다.
이상해지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으므로,
"괜찮지? 교복이라면 내가 빌려줄게"
하고, 기행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비비비, 빌린다면, 키, 키타쨩은 나체로....!"
"나는 히토리쨩의 저지 빌릴게"
"에, 에에, 에에엣!"
교복을 두른 히토리쨩은, 평소의 핑크 저지보다 훨얼ㅡ씬 귀여웠다.
이 모습을 보고 싶었으니까, 말로 잘 구슬려 온거다.
"괜찮아, 히토리쨩. 완전 귀여워"
"엣 앗 앗"
"보통의 고교생 같아"
"가, 감사합니다...."
말 끝에 물음표가 붙은 건지 아닌 건지, 미묘하게 알기 어려운 감정이 담긴 목소리를 흘리는 히토리쨩을 무시하고,
갈아입는 중에 옆에 둔 기타를 히토리쨩이 잡는다.
그대로 적당히 의자를 갖고 와서, 히토리쨩의 앞에 앉는다.
"그러면, 부탁할게. 히토리쨩"
"저, 정말로 하는 건가요...."
하기 싫은 듯이 말하지만, 현을 만져 조금 소리를 내면서 서 있는 히토리쨩
할 마음이 없어도, 기타를 들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는 거겠지.
연주자, 고토 히토리 ㅡ 혹은, 기타 히어로
관객, 키타 이쿠요
플레이어가 혼자라면, 관객도 단 한 명
단 둘이서의, 작은 스테이지
"....엣또, 뭐, 하면"
"뭐든 다 좋아. 히토리쨩이 하고 싶은 곡으로"
"뭐든 좋은 게 가장 곤란하다랄지, 키타쨩이 듣고 싶은 곡이 좋다고 할지...."
"그러네...."
듣고 싶은 곡인가.
조금 입을 다물고 생각해본다.
저것도 좋은데 라든가, 이것도 좋겠는데, 라든가.
그치만, 역시
기타와 고독과 푸른 별
동시에 우리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아무래도 같은 기분이었던 것 같아.
살짝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웃어 버린다.
히토리쨩도 웃고 있다.
"그, 그러면, 갈게요"
히토리쨩이 웃고 나서, 하ㅡ하고, 소리가 들릴 정도로 숨을 들이마신다.
"1· 2 · 3 · 4 "
익숙해진 F#m 코드부터 시작하는 곡
몇 십번, 아니, 몇 백번인가 들은 곡이, 교실의 공기를 물들여 간다.
히토리쨩은,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등을 굽힌 채로 기타를 치고 있다.
결속 밴드의 스테이지에 설 때와는 다른 모습의, 히토리쨩의 연주
내가 동경하지 않을 수 없었던 기타 히어로, 고토 히토리 그 자체
나는, 그저, 그것을 보고 있다.
빠르게 현을 키는 피크의 끝을
나는, 그저, 느끼고 있다.
나를 감싼 소리와 조용한 열기를 띈 이 공기를
결코, 잊지 않도록.
.... 아니야.
절대로, 잊지 않아.
교실을 비추는 커다란 붉은 빛 석양보다
주황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져 녹아드는, 어렴풋이 별이 보이는 공간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창문 밖으로 흐드러지게 필 만개한 벚꽃보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기타 소리를 울리는 당신이
작은 스테이지이기에서 온 세계를 진동시키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니까.
.
.
히토리쨩의 손이 멈췄다.
현의 진동도 공기의 울림도 멈췄다.
곡이 끝났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짝짝짝하고 박수를 보낸다.
이런 거, 기립박수 보낼 수 밖에 없잖아.
관객은 나 뿐이지만.
"굉장해, 굉장해 히토리쨩!"
"아, 에헤헤,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걸로 끝이라는 걸로....."
"딱 한 곡만, 앞으로 딱 한 곡이면 되니까! 히토리쨩!"
"그, 그러면, 키타쨩도 같이 연주해주지 않을래요....?"
"히토리쨩의 솔로가 듣고 싶은 거야!"
.
.
언젠가, 이 영상을 보고,
우리들 엄청 청춘 같은 것 했구나, 하고.
히토리쨩이 생각해주기를
ED : ヨルシカ - 春泥棒
작품 출처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881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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