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봇치 시리즈
스케베 료 - 사우나 전편 / 후편
얀데레(?) 키타쨩 - 수족관 상편 / 하편
아마엔보 니지카 - 니지카네 집 전편 / 후편
히토리 - 크리스마스 이브, ST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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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자와 핫케이 역 앞
오늘이 너무 기대되서,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11월 하순이 되면, 가을도 거의 끝나가는 계절이라, 아침 저녁으로는 피부가 차갑게 느껴진다.
아무리 내가 인싸(陽キャ = 태양 + 캐릭터)라고 해도 추운 건 추운 거다.
태양이 높게 떠올라서, 조금 추위가 가시기 시작하는 시간 대에, 역에서 혼자 기다린다.
내가 도착하고 5분 뒤에, 평소의 져지 모습으로 히토리쨩이 도착했다.
완전히 져지 모습이 익숙해져버렸지만, 히토리쨩은 본판이 좋으니까 아깝다고 생각해.
좀 더 이런 저런 옷 입혀보고 싶어.
히토리쨩의 센스에 맡기면, 아마 엄청난 모습이 될 테니까, 그 때는 내가 골라주지 않으면.
하지만, 내가 고른 걸 입게끔 하면, 히토리쨩은 시착실에서 녹아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시착실에는 나도 같이 들어가서 지켜봐 주도록 하자.
"아, 안녕하세요. 기다리게 해버렸네요"
"안녕, 히토리쨩. 내가 너무 들떠서 일찍 온 것 뿐이야. 히토리쨩도 일찍 왔잖아"
"에에, 뭐. 어째선지 집합 장소에 일찍 도착하는 버릇이 생겨 버려서..."
"그러면, 바로 가볼까?"
나는 히토리쨩의 손을 잡고서, 역 개찰구를 향한다.
.
.
핫케이지마는, 수족관 뿐만 아니라 유원지나 레스토랑 등도 있어서, 테마 파크처럼 되어 있다.
유혹이 넘치긴 하지만, 일단은 수족관에 들어간다.
수족관 안은 여러가지 색이 흘러 넘치고 있다. 나는 수족관의 조명이 좋다. 특히, 어두운 관내에서 빛이 물에 반짝반짝 확산되는 느낌이 무척 맘에 든다. 이소스타에 찍어 올리기 위해서 다른 친구들과 도내에 있는 수족관에 간 적도 있다. 가끔씩 이상한 얼굴을 한 생물도 보긴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재밌다.
그러니까, 히토리쨩에게 놀러가자고 했을 때도, 수족관이라는 선택지는 의외로 금방 생각해냈다.
그치만,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 가자고 했는데, 히토리쨩은 얼마나 흥미를 가져주는지 모르겠어
히토리쨩은 어떨지 슬쩍 보면, 조용히 나에게 딱 붙어 와서, 수조를 바라보고 있다.
가끔씩 수조 가장자리에 혼자서 폿ㅡ층하고 있는 물고리를 발견하면, 꾸욱하고 수조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서, 뭔가 끙끙하고 소리를 낸다. 자신과 닮은 생물을 보고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히토리쨩의 행동은 예측이 어려운 기이한 것들이 많지만, 지금까지 같이 지내면서, 왠지 모르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무런 조짐 없이 발작을 일으키는 듯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이가 좋은 나니까, 히토리쨩에 대한 것은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터이다.
물고기들과 마주 보는 히토리쨩의 얼굴이 옅은 빛에 비춰지고 있다.
평소의 기행으로 잊어버리기 쉽지만, 역시 히토리쨩은 귀여워. 언젠가 활짝 웃는 히토리쨩이랑 둘이서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
하지만, 히토리쨩이 그런 밝은 표정을 하는 것은, 쵸큼 상상하기 어렵워. 히토리쨩이 두르고 있는 그늘은, 여간해서는 히토리쨩에게서 떨어져 주지 않는다.
이 수족관 안의 어둠 속에서, 히토리쨩을 잃어버릴지도 몰라.
그러니까, 히토리쨩이 미아가 되지 않도록, 꼬옥 손을 잡고 나랑 이어져 있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히토리쨩의 손을 부드럽게 쥔다.
"히토리쨩, 다음! 그 다음 저기 가보자ㅡ"
관내를 구석구석 둘러보고, 돌고래 쇼도 보고 바다사자도 만나고, 꽤 만끽한 것 같다.
입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히토리쨩도 돌고래 쇼에서는 꽤 기분이 업된 것 같은 모양이다. 그런데 쇼 도중부터 '돌고래조차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인데, 이런 나쁜 아이로 자라 버려서 죄송해요...' 라고 중얼중얼 혼잣말하면서, 흐물흐물 녹아버렸다.
나는 어떻게든 액체를 긁어 모아서, 히토리쨩을 부활시켜 놓았다.
다음은 유원지 구역에 왔다.
이전에, 롤러코스터 탔을 때 히토리쨩이 영혼을 두고 와버렸기 때문에, 롤러코스터는 빼고 타자.
내가 궁금했던 것은 6명이서 원형 보트를 타고 강을 내려가는 놀이기구다.
이거라면, 물보라가 기분 좋을 것 같고, 딱 좋을 정도의 스릴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탄건데, 히토리쨩은 아슬아슬했던 모양이다. 보트의 흔들림에 영혼이 떠나가 버리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견뎠다는 것 같다.
나도 군데군데 물이 옷에 튀었기 때문에 확인했는데, 이 시기에 타는 것은 조금 힘들었던 걸까 하고 생각했다.
"좀 더 차분한 걸 타볼까..."
"그, 그럴까요..."
그렇게 찾아낸 것은, 둘이서 타는 보트였다.
이거라면, 둘이서 차분하게 탈 수 있고, 타고 있는 동안 조금은 옷도 마르려나.
히토리쨩에게 보트의 조작을 맡기면 전복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내가 조작한다.
"내가 운전할테니까 옆에 히토리쨩이 앉아. 바다 위이긴 하지만, 쁘띠 드라이브 데이트? 같은 느낌이지 않아?"
"데, 데이트인가요? 그런, 당치도 않아요..."
"뭐ㅡ야, 부끄러워 하는 거야? 히토리쨩"
"아, 아니, 그그런"
"히토리쨩 귀엽네"
말 속에 숨긴 아주 조금의 진심이, 히토리쨩을 부끄럽게 했다.
뭔가, 이대로 쭈욱 보트를 탄 채로 있고 싶다.
물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시간 제한이 없었다면, 이대로 계속 둘이서 바다 위에 떠 있고 싶은데.
그 후, 샵에 들려서 살 게 없는지 구경했다.
해양 생물 인형은 대부분 다 귀엽다.
귀여운 아이에게 귀여운 인형을 안게끔 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니까, 보지 않을 수 없다.
"저거 귀여워! 나는 니시키아나고(학명: 스플랜디드 가든 일)로 할테니까, 히토리쨩은 칭아나고(학명: 스폿티드 가든 일)로 해"
"치, 칭아나고...?"
반 강제로 사게끔 만들었다.
모처럼 골라준 건데, 히토리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은 모양
여자 아이인데, 귀여운 것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어! 히토리쨩.
"봐봐 히토리쨩, 이걸 손에 들고서 둘러봐, 어서!"
"에, 에??"
인형을 들고서 둘이 붙어, 셀카를 찍는다.
곧바로 결속 밴드 트위터에 사진을 업로드한다.
히토리쨩의 깜짝 놀란 표정도 재미있어.
그치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히토리쨩의 사진이 좋다고는 할 수 없겠네.
"히토리쨩, 사진 찍는 거 못하니까 라고 해서, 피하려고 하면 점점 더 이상하게 찍히게 되는 거야?"
"에, 그, 그런 건가요ㅡ"
"앞으로 둘이서 잔뜩 찍어서, 사진 잘 나오게 해보는 거야!"
"아, 네, 네에..."
히토리쨩, 지금 네라고 말했지? 그러면 약속대로, 좀 더 많이 사진 찍으러 가자ㅡ
.
.
겨울이 바로 근처까지 온 이 시기는, 방심하면 금방 해가 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오늘은 그만 히토리쨩을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버렸다.
히토리쨩은 지쳐버리고 만 것 같아.
나도 마찬가지로 지쳐버리고 말았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벤치 중 하나에 둘이서 나란히 걸터 앉는다.
히토리쨩의 뺨이, 노을 지는 하늘과 같은 색이다. 손이 시린지 가끔씩 손을 비비고 있다.
"히토리쨩, 이쪽이 따뜻해"
그렇게 말하고, 머플러를 꺼내서 우리 둘의 목에 두르고, 히토리쨩의 작은 손을 잡는다.
이 손에서 그 기타 히어로 같은 연주가 태어난다고 생각하면, 소중히 하지 않으면.. 하고 생각한다.
"응, 따뜻해. 고마워, 키타쨩"
추워지기 시작한 벤치에, 세계에서 가장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순간 같은,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을, 조용히 보낸다.
대화는 없다.
대화가 없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다른 친구들이랑 있으면, 대화가 도중에 끊길 틈이 없다. 그건 그것대로 즐겁지만, 도중에 끊어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만 이야기를 계속해버리게 된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안심하게 돼.
이런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은, 상대가 히토리쨩이기 때문인 걸까.
붉게 물든 노을이 점점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우리의 주변에 어둠이 늘어간다.
반대편 물가 쪽은 이미 가로등이 켜져서, 수면을 밝게 비추고, 훌쩍 늘어난 빛이 시야에 펼쳐져 간다.
야경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시간이겠지.
나는 자판기에서 Hot 코코아 캔을 사왔다. 코트 주머니에 캔을 넣고, 거기에 내 손과, 내 손과 이어져 있던 히토리쨩의 손도 같이 넣는다.
히토리쨩이 야경에 넋을 잃다.
불빛에 비춰진 그 표정이, 반짝임와 함께 내 눈에 날아 들어온다.
나는, 오늘 몇 번인지 모르겠지만, 또 다시 그 얼굴에 반하고 말았다.
히토리쨩은 자신에게 자신이 없으니까, 귀여운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히토리쨩 귀여워!' 하고 말해도, '아, 아니에요, 키타쨩이 말하는 그런 좋은 것은 갖고 있지 않아요...' 하고 되돌려지고 대화는 거기서 끝나 버린다. 그래도, 히토리쨩은 무의식적으로 그 귀여움을 휘두르고 다닌다. 그러니까, 모두 히토리쨩에게 다가온다. 그것을 하나하나 설명해줘도, 아마 히토리쨩은 납득 못 하겠지.
어떻게 하면 히토리쨩이 자신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해봐도 알 수 없는 채로 곤란해 하고 있으면, 히토리쨩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저, 저기, 오늘은 불러주셔서 고마웠어요. 저, 사실은 즐거웠어요.
유원지에서도, 저 이런 분위기가 밝은 곳은 서툴러서, 옛날에 가족들과 온 이후로, 와본 적이 없었기에."
히토리쨩이 힘껏 오늘의 감상을 전해주고 있다.
"나야 말로, 고마워. 미안해, 오늘 하루 종일 여기저기 데리고 다녀서. 많이 피곤하지"
"아, 아니요. 키타쨩 덕분에 여기저기 다녀보고, 친구랑 노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생각하면, 기뻐서"
히토리쨩이 이렇게까지 이야기 해주니까, 오늘은 성공한 것 아닐까.
오늘 하루 히토리쨩과 사이가 깊어져서, 대만족이었다.
니, 니시키.. 대충 둘 다 붕장어과입니다.
번역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을 읽으실 분들이 좀 더 생생하게 상상하면서 봇치와 키타쨩의 데이트, 맛보실 수 있기를 😉
아, 블로그 검색 유입어로 얀데레 키타가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당 ㅋ
키타쨩은 군데군데 좀 위험해 보이지만... 음, 네! 귀여우니까 괜찮습니당
여기서부터 TMI, 약간 만화책 스포도 읽으므로, 그냥 넘기셔도 됩니당!
료는 앞서 멤버 중 가장 봇치를 잘 이해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키타쨩은 멤버 중 가장 봇치에 대한 감정이 깊을 것 같아요.
흔히들 니지카의 꿈을 이뤄주는 것과 이어서 히토리를 이야기하는데, 키타쨩도 무언가 특별한 삶을 살아보는 게 꿈이었죠.
그래서 밴드에 들어왔다가 좌절하고, 그런데 그 좌절을 히토리가 다시 기회를 줘서 이어갈 수 있게 했죠.
그런 밴드에서 다시 보컬로서 자신감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히토리가 불어넣어주죠.
니지카의 꿈이 언니나 엄마와 이어진 꿈이라면,
키타쨩의 꿈은 좀 더 근본적인, 즉 자기 자신의 아이덴티이에 대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기 좌절, 자기 부정을 겪으며 마음이 꺾일 때마다 히토리가 도와주는...
플러스,
키타쨩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 말은 다시 말해, 누구나 다 좋은 만큼 특별한 사람도 없다는 의미가 되죠.
심하게 말하면 흔하디 흔한 사람들 중에서 그 흔하지 않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서툴 뿐 너무나 올곧은 사람이라면?
나나 내 주변 사람들은 다같이 어울리기 위해 적당히 서로를 맞추며 회색처럼 살아가는데,
혼자서 자신만의 색을 빛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주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도와준다면?
후후...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흐뭇해지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감상입니당
이미지 트위터 출처
출처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877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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